국제수지의 균형과 불균형
국제수지는 사후적으로 볼 때 차변과 대변의 총액이 항상 일치하므로 반드시 균형을 이루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흔히 듣게 되는 국제수지가 균형(equilibrium) 을 이루었다든가 불균형을 이루었다고 하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이는 국제수 지표의 성질상 전체적으로는 균형이냐 불균형이냐를 알 수 없고 필요에 따라 특정거래만을 따로 골라내어 이를 판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제수지가 균형 또는 불균형인가 하는 문제는 국제수지표의 구성항 목을 살펴봄으로써 파악할 수 있다. 예컨대 경상수지가 적자일 경우 국제수지는 외채의 도입, 외환보유고의 감소 등에 의하여 균형이 이루어진다.
반면에 경상 수지가 흑자일 경우에는 차관공여, 외환보유고의 층가 등에 의하여 균형이 이루 어진다. 이와 같이 국제수지상의 일부 구성부문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에 외채를 도입하거나 차관을 제공 또는 해외투자를 하거나, 외환보유고를 증감시 킨다든지 하는 것을 보정적 거래(accomodating treansaction)라고 한다.
이러한 보정적 거래는 그 자체로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상품과 서비스의 수출입, 민간자본거래 및 이전거래 등의 자율적 거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것이 다.
즉, 자율적 거래는 다른 국제거래와 관계없이 독립적으로 발생하므로 자발적 항목(autonomous item)에 속하는 것들이며 외환보유고의 증감 등은 타 항목의 변동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이므로 조정항목(compensatory item)이라고 한다.
결국 국제수지의 균형이란 자발적 항목의 차변과 대변이 일치되어 조정항목으로 조정할 필요가 없는 상태를 말하며, 반면에 국제수지의 불균형이란 자발적 항목에 차이가 발생하여 조정항목에 의해 조정할 필요가 있는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개념에 입각해서 1951년에 미드(J.E. Meade)는 모든 국제거래를 자발 적 항목에 의한 거래와 조정항목에 의한 거래로 나누고 자율적 거래의 수지만으로 국제수지의 균형 또는 불균형을 판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느 특정 거래가 자발적 거래의 성격과 조정적 거래의 성격 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어 국제수지를 작성하는 담당자의 주관적 판단 에 따라 좌우된다는 결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제수지 상태는 일반적으로 자율적 거래를 기준으로 판별되고 있다.
국제수지 균형의 판정기준
국제수지표의 성격상 국제수지는 사후적으로는 항상 일치하지만 사전적으로 보면 항상 불일치하는 것이 당연한 현상이므로 특정 항목을 골라서 국제수지의 균형 불균형을 판정해야 한다.
따라서 국제수지표의 부분계정을 통한 국제수지의 균형 • 불균형에 대한 판정기준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경상수지, 기초수지, 종합수지 등이 있다.
1) 경상수지
경상수지(balance of curent account)란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경상이전수지 를 합한 것으로서 한 나라의 국제경쟁력을 파악하는 좋은 척도가 된다. 여기서 상품수지란 상품의 수출입액 차이로 좁은 의미로는 이것으로 국제수지 균형여 부를 판정하기도 한다.
서비스수지(ballance of invisible trade)는 눈으로 볼 수 없는 서비스거래(화물 운임, 보험료, 해외여행 경비 등)에 따른 수지이며, 경상이전수지(balance of transfer transaction)는 반대 급부가 따르지 않는 상품• 서비스 • 현금• 자본의 수지를 말한다.
이와 같이 경상수지는 한 나라의 상품과 서비스 등 의 국제경쟁력(비교우위)을 나타낸다. 상품과 서비스 등의 국제경쟁력이 향상되어 수출이 수입보다 많게 되면 경상수지는 흑자를 유지하게 되고, 그렇지 못하면 경상수지는 적자를 면치 못한다.
따라서 경상수지의 흑자가 유지되어야만 국제수지상태가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 말에 만성적인 경상수지 적자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 하여 외채가 급증하고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감소하는 외환위기를 맞이한 경험이 있는데, 겨우 IMP의 구제금융을 받고, 단기외채를 장기외채로 전환하는 등 의 조치를 통해 위기를 넘긴 경험이 있다. 이와 같이 경상수지는 그 나라 경제 의 사활을 좌우할 정도의 중요한 지표이다.
2) 기초수지
기초수지(basic balance)란 경상수지와 장기자본수지를 합한 것으로 다음 공식 과 같다.
기초수지=상품수지+서비스수지+ 경상이전수지+장기자본수지
그런데 기초수지에 장기자본수지를 넣어서 국제수지의 판정기준으로 삼는 이유는 장기자본거래가 한 나라의 국제수지에 주는 영향이 장기적이고 비교적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즉, 단기자본은 국가간의 금리차와 환율차에 의해 영리를 바탕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한 나라의 국제수지에 주는 영향 이 일시적이고 변동적이므로 단기자본거래를 기초수지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결국 기초수지는 한 나라의 장기적인 대외결제능력을 보여주는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
3) 종합수지
종합수지(over-all balance)란 기초수지에 비금융부문의 단기자본수지를 합한 것으로 다음과 같다.
종합수지= 기초수지+ 자본수지+ 오차 및 누락
이와 같이 종합수지는 금융계정을 제외한 모든 항목을 종합한 수지이다. 여기서 금융계정을 제외한 이유는 금융부문의 거래가 외환보유고의 증감, 금융기관 의 대외부채나 자산의 증감 등으로 조정적인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따라서 종합수지는 장기적인 대외지급능력은 물론 단기적이고 유동적인 대외지급능력 까지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한 나라의 종합적인 대외결제능력을 측정하는 지표가 된다. 통상 국제수지라 함은 종합수지를 일컫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우리나 라에서는 국제수지가 적자냐 흑자냐 하는 판정은 경상수지와 종합수지의 두 기 준을 함께 사용하고 있다.